essay 아키타 현지취재_ Odoru Ak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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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PAP 댓글 0건 조회 960회 작성일 20-01-05 12:23본문
아키타 현지취재_ Odoru Akita
아키타 출신 예술가를 통한 지역문화 활성화
장광열_춤비평가
”일본과 한국의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Odoru Akita에서는 한국으로부터 두개의 무용단을 초청했습니다.
일한 간의 문화예술 교류가 갖는 의미와 작은 도시에서 하는 무용 축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필해 주시기 바랍니다“.
평자가 아키타 지역 신문으로부터 원고 청탁을 의뢰받은 것은 올해로 5회 째를 맞은 Odoru Akita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시점이었다.
일본 신문이 한국의 비평가에게 원고 청탁을 의뢰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 한일 간의 정치적인 긴장관계가 30만 명이 거주하는
작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음을, 민감한 시기에 한국 무용단들의 초청으로 인한 부담감을 축제 측에서도 갖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아키타 일간지에 개재된 된 평자의 글.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서 무용예술 교류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와
〈춤추는 아키타〉 축제가 갖는 의미에 대한 내용의 글을 써 주기를 요청했었다.
일본 북서쪽 동해와 접해 있는 아키타(秋田)는 인구 30만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이지만 현대무용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바쿠 이시이(Baku Ishii)와 타츠미 히지카타 (Tatsumi Hijikata)의 고향이다.
‘Odoru Akita’(춤추는 아키타)는 ‘Intenational Dance Festival Baku Ishii & Tatsumi Hijikata memorial’을 내걸고 2015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두 아티스트의 이름을 내건 축제에 걸맞게 컨템포러리댄스와 부토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작부터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야마카와 산타(山川三太)는 ”올해 예산이 줄어들어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많은 게스트들을 초청할 수 없었다.
초청 무용단도 최소화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메인 공연이 열린 아키타국제문화화관 대극장 로비
공연장 로비에 장식된 축제 홍보물(좌), 아키타 현대미술관 카페에도 축제 포스터가 비치되어 있다.(우)
9월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올해 축제 프로그램은 크게 ‘Asia Festival Exchange’ 시리즈에 한국 일본 싱가포르 4개팀이,
‘The Boundary Between Dance and Theater’시리즈에는 이스라엘과 일본의 3개 팀이 초청되어 각각 소극장과 대극장에서 공연되었으며,
어린이들과 지역 무용가들을 위한 무용 워크숍 프로그램이 함께 편성되었다.
예술감독이 직접 초청국을 방문해 실제 공연을 보고 선정한 작품이어서인지 이 축제에 세 번째 참가하는 평자의 눈에는
예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작품의 질적 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이 눈에 띄었다.
일본 TABATHA의 〈Manual〉. 2019 요코하마댄스콜렉션 참가작이기도 했다. 4명 여성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기저로 한 바리에이션이 특징
9월 6일과 7일 아키타시 국제교류센터 다목적홀에서 펼쳐진 아시아 페스티벌 교환 시리즈에서는 일본 TABATHA의 <Manual>(안무 Yu Okamoto)이 그
첫 무대를 장식했다. 안무가들의 경연 무대인 2019 요코하마댄스콜렉션에 입선한 이 작품은 4명 여성 무용수들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기저로 한 바리이에션이 특징.
2월 요코하마에서의 초연 때 보다 댄서들의 앙상블의 밀도가 높아졌다.
2018 NDA(New Dance for Asia)에서 초연된 한국 제이제이브로X모므로의 합작품인 <밥상>(안무 이기영 송송희 표상만 안겸)은 초연 후
그해 동아시아댄스플랫폼(10월 서울), 2019 국제코믹댄스페스타(6월 제주)에도 초청되었었다.
한국인의 식탁인 밥상에 올려진 밥그릇 등을 활용한 움직임 조합과 빠른 패시지의 앙상블이 맛깔스럽다.
한국의 독립 무용단체인 E.DANNA의 <That's only world my life> (안무 이세준)은 원래 3명의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작품이었으나
무용수 사정으로 이날 공연에서는 두 명만이 출연했다. 예술감독이 2018 SCF(서울안무가페스티벌)을 통해 선정한 작품으로 기존의 컨템포러리댄스 작품에서 보여 지는 정형화 된 스타일에서 탈피, 댄서들의 절제된 움직과 미세한 연기를 곁들인 퍼포머들의 집중력이 힘을 발휘했다.
오리지널 버전 데로 3명의 댄서들이 출연할 경우 더욱 앙상블의 밀도가 높아질 것이다.
2018 NDA에서 초연된 한국 제이제이브로X모므로의 〈밥상〉. 초연후 그해 동아시아댄스플랫폼(10월), 2019 국제코믹댄스페스타(제주)에 초청되었다.
한국 E.DANNA의 〈That's only world my life〉. 2018 SCF(서울안무가페스티벌)을 통해 뽑혔다.
절제한 움직임과 연기를 곁들인 퍼포머들의 응집력이 힘을 발휘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무용단체로 성장한 The Dance Company 의 예술감독 Swee Boon Kuik이 안무한 <Pure>는
올해 2월 후쿠오카 프린지 댄스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남여 무용수의 유연한 움직임과 빼어난 파트너십이 빚어내는 춤의 하모니가 아름답다.
일본 KEDAGORO 컴퍼니의 <Sky>(안무 Reisa Shimozima)는 연극과 무용의 경계 시리즈에 선택된 작품.
11명 무용수들의 임팩트 강한 움직임과 오브제로 사용한 얼음과 기저귀를 활용한 상징성, 폭력과 테러를 빚 댄 선명한 메시지가 압권이다.
2018년 요코하마댄스콜렉션에서 초연되어 주목을 받았던 작품답게 공연 후 델리게이트들과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축제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원숭이와 기저귀를 접목한 2017년 솔로 작품 <Monkey in a diaper>(2017 요코하마댄스콜렉션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2017년 오도루 아키타와 2018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코믹댄스페스티벌 6월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되었다)에서 보여 준 안무가 Reisa Shimojima의 만만치 않은 안무 감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이 작품은 올해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Seww Boon Kuik안무의 〈Pure〉. 남여 무용수의 빼어난 파트너십이 빚어내는 춤의 하모니가 아름답다.
일본 KEDAGORO 컴퍼니의 〈Sky〉. 2018 요코하마댄스콜렉션 최고의 화제작.
11명 무용수들의 임팩트 강한 움직임과 오브제로 사용한 얼음과 기저귀, 테러를 향한 선명한 메시지가 압권이다.
9월 7일 밤 아키타시 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 이스라엘 Renana Raz 안무의 <WART>는 전체적으로 거칠지만 그 속에서 드러나는 강한 휴머니티가
가슴을 적시는 작품이다. 북한 TV의 뉴스 방영 장면과 미사일 발사 장면 등이 투사되는 영상들 사이를 누비는 퍼포머들의 움직임과 연기는 전쟁과 평화를 가로지르는 네러티브가 압권이다.
무용과 연극의 경계 프로그램에 소개된 공연답게 공연자들의 강렬한 연기와 움직임의 조합을 통한 폭력과 이념분쟁 등 사회성 강한 소재가 주는 잔영이 만만치
않았다.
9월 8일 낮 아키타시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축제의 폐막작으로 공연된 DAIRAKUDAKAN 컴퍼니의 <죄와 벌>(안무, 무대 디자인 Akaji Maro)은 4백여 석의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열기부터가 달랐다. 부토 특유의 극소화 된 움직임과 19명 퍼포머들의 몸과 매칭된 공간의 분할 등 특유의 미장센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컴퍼니에는 우리나라 무용가 양종예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스라엘 Renana Raz의 〈WART〉. 무용과 연극의 경계 프로그램에 소개된 공연답게 공연자들의 강렬한 연기와 움직임의
조합을 통한 폭력과 이념분쟁 등 사회성 강한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이스라엘 공연팀의 공연 후 생일을 맡은 안무자를 위한 무대 위 깜짝 파티
축제의 폐막작으로 공연된 DAIRAKUDAKAN의 〈죄와 벌〉. 부토 특유의 극소화 된 움직임과 계산된 몸과 공간의 분할 등
특유의 미장센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컴퍼니의 공연이 끝난 후에는 100명이 훨씬 넘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떠나지 않고 출연자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나
그들을 격려하며 공감하는 광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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